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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영화 신작 리뷰 (극장개봉, 다큐, 추천작)

by soofrog 2025. 7. 12.

2024년 여름, 극장에서 특별한 레이싱 영화가 개봉했다. 제목은 ‘F1 더 무비’. 처음엔 그저 레이싱 경기 실황이나 보여주는 다큐일 줄 알았지만, 막상 보고 나니 생각보다 훨씬 더 몰입감 넘치고 감정적으로도 깊이 있는 작품이었다. 포뮬러원(F1)에 대해 잘 몰랐던 나조차도 스크린 앞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을 정도다.

극장 개봉의 진짜 매력, '현장감'

F1 더 무비는 일반 영화관에서 봐도 괜찮지만, IMAX나 돌비관에서 보면 진가가 드러난다. 스피커에서 들리는 엔진 소리는 그냥 ‘소리’가 아니라, 마치 가슴을 때리는 진동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차량이 내 옆을 스쳐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 만큼 생생하다.

스크린은 시원하게 넓고, 카메라는 드라이버 헬멧 속까지 따라 들어간다. 경기 중 팀 무전도 실시간으로 들리고, 핏(Pit)에서 일어나는 상황도 눈앞에서 벌어지는 것처럼 펼쳐진다. 내가 마치 서킷 한복판에 서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단순한 영상이 아니라, 관객이 ‘직접 현장에 있는 것처럼’ 만들려고 신경 쓴 흔적이 느껴졌다.

개봉하자마자 예매율이 꽤 높았고, F1 팬뿐 아니라 자동차에 크게 관심 없던 일반 관객도 많이 봤다는 게 인상 깊었다. SNS에서도 "생각보다 훨씬 재밌다", "이런 몰입감은 처음"이라는 후기가 많았다. 관람 자체가 일종의 ‘체험’이 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 다큐가 아니다, '진짜 사람들의 이야기'

이 영화를 단순히 경기 영상을 정리해 놓은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은 사람 이야기에 집중한다. 한 시즌 동안 드라이버들이 어떤 감정 속에서 경기를 준비하고, 어떤 생각으로 레이스에 임하는지를 솔직하게 보여준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경기 직전 드라이버들의 눈빛이었다. 긴장과 두려움, 집중력이 뒤섞인 그 표정들이 정말 생생하게 담겨 있다. 어떤 장면에서는 짧은 침묵 하나만으로도 그들의 무게감이 전해졌다. 인터뷰 형식도 가볍지 않고, 그들의 진심이 느껴지는 편집이 좋았다.

감독은 억지 감동을 넣거나 드라마틱하게 꾸미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현실 그대로를 담으면서도,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감정선을 따라가게 만든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 한편이 먹먹해지기도 했고, 어떤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손에 땀이 날 만큼 몰입하기도 했다.

F1을 잘 모르는 관객도 전혀 부담 없이 볼 수 있다. 중요한 용어나 상황은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복잡한 규칙은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전문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추천할 수밖에 없는 이유

솔직히 말해서, 다큐멘터리를 잘 안 보는 편이다. 특히 스포츠 다큐는 지루하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F1 더 무비는 그런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줬다. 단순한 경기 기록물이 아니라 ‘한 인간의 도전기’ 같았다.

드라이버들은 매 경기 목숨을 건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다. 실제로 한 장면에선 사고 직후 차에서 내리지 못하고 혼자 고통스러워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순간 객석도 숨을 죽일 정도로 긴장감이 돌았다. 하지만 그다음 경기에서 다시 헬멧을 쓰는 모습을 보며, 이런 게 진짜 프로구나 싶었다.

영화적으로도 상당히 잘 만든 편이다. 장면 전환이나 카메라 연출이 상당히 세련됐고, 음악과 사운드 믹싱도 수준급이다. 클라이맥스로 갈수록 점점 감정이 고조되다가 마지막엔 뭔가 후련한 느낌으로 마무리된다. 다 보고 나면 괜히 가슴이 뭉클해지고, 이 영화 만든 사람들한테 박수를 치고 싶어진다.

이 작품은 단순한 F1 팬뿐 아니라, 감동적인 실화를 좋아하는 사람, 잘 만든 다큐를 찾는 사람 모두에게 추천할 수 있다. 친구랑 보든 가족이랑 보든 후회는 없을 거다. 아직 상영 중이라면, 꼭 극장에서 보는 걸 권한다. 이건 집에서 작은 화면으로 보기엔 너무 아까운 영화다.

F1 더 무비는 단순한 레이싱 영화가 아니다. 그것은 사람 이야기이고, 도전의 기록이며, 스크린을 통해 우리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열정’ 그 자체다. 보기 전엔 몰랐지만, 보고 나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영화.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못 느낄 현장감, 늦기 전에 꼭 한 번 경험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