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에서 유독 팬층이 두터운 작품이 있다면 바로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단순한 괴물 이야기겠거니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시즌3까지 정주행 하게 되더라고요. 특히 시즌3은 분위기도 확 달라지고, 캐릭터들 간의 관계도 훨씬 깊어져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시즌이었습니다. 오늘은 시즌3을 중심으로 어떤 점이 달라졌고, 왜 이 시즌이 특별했는지 차분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세계관이 확장되며 깊어진 이야기
시즌3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세계관이 훨씬 넓어졌다는 점이에요. 이전 시즌들에서는 '업사이드 다운'이라는 또 다른 차원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중심이었고, 괴물들이 이 세계로 침입하는 방식으로 긴장감을 줬다면, 시즌3에서는 그 차원을 열려는 세력이 본격적으로 등장합니다. 바로 러시아죠. 스타코트 몰 지하에 거대한 기지가 숨어 있다는 설정은 정말 충격이었고, 드라마가 단순한 SF 호러를 넘어서 정치적인 냄새까지 풍기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어요.
배경 자체도 많이 달라졌어요. 호킨스라는 조용한 마을은 이제 스타코트 몰이라는 대형 쇼핑몰을 중심으로 활기를 띠고 있고, 그런 공간의 변화가 캐릭터들의 성장과 감정 변화까지 자연스럽게 보여주더라고요.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더 이상 순수하기만 한 어린아이가 아니라, 새로운 감정을 경험하고 세상과 마주하게 되는 시기와도 맞닿아 있어서, 보는 내내 현실적인 공감이 컸습니다.
캐릭터의 변화, 더 깊어진 감정선
시즌3를 보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주인공들의 성장이 정말 잘 표현됐다는 거예요. 마이크와 일레븐의 연애는 아직 어색하지만 풋풋하고, 더스틴과 스티브의 케미는 여전히 꿀잼이죠. 특히 스티브는 시즌1 때는 단순한 인기남이었는데, 지금은 진짜 듬직한 형이 돼서 더스틴을 도와주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거기에 로빈이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더해지면서, 이 팀의 호흡이 훨씬 유쾌해졌고요.
일레븐의 변화도 눈여겨볼 만해요. 처음 등장했을 때는 말도 제대로 못 하고 두려움에 가득 찬 아이였는데, 시즌3에서는 자기 의견도 말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진짜 ‘사람’처럼 성장해 가는 모습이 보여서 뿌듯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일레븐이 쇼핑몰에서 새로운 옷을 입고 자신감을 갖는 장면이 참 인상 깊었어요. 능력뿐 아니라 감정적으로도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 진짜 현실적인 10대의 모습과 맞닿아 있어서 감정이입이 잘 되더라고요.
그리고 빌리. 이번 시즌에서는 그가 단순한 악역이 아니었다는 걸 보여줍니다. 괴물에게 지배당하면서도 마지막 순간에 인간성을 되찾는 장면은, 오히려 뭉클하게 느껴졌어요. 악역에게 이런 깊이를 부여한 것도 참 좋았고, 시리즈 전체가 단순한 선악 구도를 넘어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토리 전개와 몰입감, 놓칠 수 없는 후반부
시즌3의 후반부는 말 그대로 숨 돌릴 틈이 없었습니다. 여러 등장인물들이 각자 다른 장소에서 사건을 해결해나가다가, 마지막에 스타코트 몰에서 하나로 모이는 구조가 아주 짜임새 있었어요. 전투 장면은 물론이고, 각 캐릭터의 감정선이 폭발하는 순간들이 많아서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화에서 호퍼가 희생하는 장면은 진짜 충격이었죠. 그 순간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요. 그동안 가족처럼 함께했던 인물이 사라지는 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리고 엔딩 크레디트 이후에 나오는 러시아 장면... 이건 시즌4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더라고요.
시즌3은 이전 시즌들에 비해 훨씬 밝고 유쾌하게 시작했지만, 뒤로 갈수록 어두워지고 진지해집니다. 그 변화가 너무 급격하지 않아서 오히려 자연스럽고, 그래서 더 몰입할 수 있었어요. 시즌3은 단순한 괴물 퇴치 스토리가 아니라, 성장과 상실, 그리고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된 시즌이라고 생각해요.
기묘한 이야기 시즌3는 이전 시즌과는 전혀 다른 무게감과 깊이를 갖춘 작품입니다. 단순한 괴수물이나 추억팔이 드라마가 아니라, 시대적 배경과 감정선이 어우러져 진짜 '이야기'를 보여줬죠. 시즌4를 기다리는 지금, 시즌3을 다시 보며 그 안에 담긴 디테일과 감정을 되새겨보는 것도 참 괜찮은 시간일 거예요. 개인적으로 시즌3은 한 편의 영화처럼 완성도 있는 시즌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