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여름, 넷플릭스를 통해 등장한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는 생각보다 훨씬 강렬했습니다. 아무 정보 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밤새 정주행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죠. 이 글에선 시즌1의 핵심 줄거리, 지금 봐도 소름 돋는 명장면, 그리고 시청 후 솔직한 총평까지 담아봤습니다. 예전 작품이라고 무시했다간 큰일 납니다. 이건 그냥 드라마가 아니라, 시대를 바꾼 콘텐츠입니다.
넷플릭스가 왜 '기묘한 이야기'를 대표작으로 내세우는지
처음 ‘기묘한 이야기’를 접했을 땐,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이렇게까지 완성도가 높을 수 있나? 싶었습니다. 보통 OTT 오리지널 콘텐츠는 다소 실험적인 성향이 강하잖아요. 그런데 이 작품은 실험을 넘어서 거의 정답지에 가까웠습니다.
배경은 1983년 미국 인디애나주의 작은 마을 ‘호킨스’. 평범한 듯 보이는 마을에서 12살 소년 ‘윌 바이어스’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처음엔 실종 사건처럼 보이지만, 점점 이상한 현상이 주변에 나타나기 시작하죠.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복고 감성'과 ‘80년대 분위기’가 드라마 전반에 녹아있다는 점이에요. 조명, 음악, 심지어 아이들이 입고 다니는 옷까지 하나하나 신경 썼다는 게 느껴졌고, 그 덕분에 보는 내내 향수를 자극받았습니다. 저는 80년대생은 아니지만, 뭔가 묘하게 친숙하고 따뜻했달까요.
또 하나 강하게 느꼈던 건 넷플릭스가 이 작품을 통해 "우린 이런 거도 만든다"라는 걸 대중에게 보여준 첫 번째 선언이라는 거예요. 그만큼 당시로선 충격적이고, 또 새로웠습니다.
줄거리는 심플한데, 왜 이렇게 몰입되죠?
시즌1은 총 8화로 구성되어 있고, 초반부만 보면 흔한 실종 사건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엘(일레븐)’이라는 수수께끼의 소녀가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어요. 이 소녀는 말을 거의 하지 않지만, 강력한 능력을 가지고 있고 어딘가에서 탈출해 온 듯한 흔적이 있죠.
윌의 친구들인 마이크, 루카스, 더스틴은 엘과 친해지고, 그녀의 능력을 이용해 친구를 찾기로 결심합니다. 이 과정이 진짜 ‘소년 탐정단’ 같은 감성이 있어서 보는 내내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아이들끼리의 유대감, 모험심, 사춘기 특유의 불안정한 감정선까지 디테일하게 잘 담겨 있어요.
그리고 어른들의 서사도 탄탄합니다. 윌의 엄마 조이스는 주변에서 다들 미쳤다고 해도 아들이 살아 있다고 확신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요. 벽에 전구를 달고 알파벳을 써서 소통하려는 장면은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과장 없이, 그 장면은 정말 소름이 돋았습니다.
경찰서장 호퍼도 처음엔 무심한 캐릭터처럼 보이지만, 뒤로 갈수록 진심을 드러내고, 결정적인 순간엔 가장 듬직한 인물로 자리 잡아요. 인물 하나하나의 서사에 힘이 있다 보니, 누구 하나 허투루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지금 봐도 소름 돋는 명장면과 솔직한 총평
개인적으로 가장 강하게 남은 장면은 엘이 괴생명체와 맞서는 장면이에요. 작고 마른 소녀가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전부를 내던지는 그 순간, 뭔가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올라옵니다. 멋지다, 슬프다, 안타깝다... 여러 감정이 뒤섞이죠.
또 음악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시즌1 전체를 관통하는 신스팝 기반의 배경음악은 분위기를 200% 끌어올려줍니다. 밤에 불 끄고 볼 때, 음악이 장면과 어우러지면 그야말로 몰입의 끝판왕이에요.
기묘한 이야기는 단순히 ‘이상한 사건이 벌어지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이들의 우정, 어른들의 상처, 믿음과 희생 같은 테마가 은근하게 깔려 있고, 그래서 더 깊이 남는 것 같아요. 그리고 ‘뒤집힌 세계’라는 설정은 단순한 호러 장치가 아니라, 인간의 공포와 외로움, 미지에 대한 두려움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아이디어라는 점에서 인상적이었어요.
마지막 회까지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시즌2로 넘어가게 됩니다. 전개도 빠르고, 끊을 수 없는 마력 같은 게 있어요.
기묘한 이야기 시즌1은 단순히 옛날에 인기 있었던 드라마가 아닙니다.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오히려 요즘 콘텐츠보다 더 신선하고 밀도 있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만약 당신이 아직 이 작품을 안 봤다면,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시즌1은 단순한 시작이 아니라,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이자, 넷플릭스의 '자존심' 같은 시즌이니까요.